2004년 04월 14일
일본의 포르노 미국의 포르노
누가 섹스는 만국 공통이라고 했던가. 마치 모든 민족이 종교를 가지고 신을 섬기지만 그 형태는 모두 다른 것처럼, 모든 인류는 같은 성기를 가지고 같은 행위를 하지만 그 형태는 모두 다르다.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성문화를 발달시킨 일본과 영상문화의 가장 큰 시장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포르노는 오니기리와 햄버거만큼이나 커다란 차이가 있다.


일본은 주종관계가 뚜렷한 나라이다. 일본 문화를 관통하는 주 정서는 사디즘과 마조키즘 혹은 주인과 종의 관계로 분석한 학자들은 많다. 사무라이의 정신이라는 것도 사실 주인에의 철저한 복종이라는 것을 빼면 별 것이 없다. 남녀 관계도 비틀어진 주종관계의 확장으로 나타난다.

일본 포르노는 여자를 학대하는 것 처럼 보인다. 그리고 여자들은 적어도 학대 받는 것을 즐기는 것 처럼 보인다. 그렇다. 그렇게 보이도록 찍는 것이다. 우선 남자는 여자를 애무한다. 애무는 정답고 친밀한 키스가 아니라 성기를 희롱하고 남성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애무이다. 포르노이므로 그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주목할만한 것은 여성의 태도이다. 이에 반응해 여성이 같이 키스하거나 끌어안으면 안된다. 단지 쓰러져서 조악한 장난감 진동기의 세례에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이면서 울듯한 표정을 지어야한다. 남성은 이때에 여성의 옆에 누워서 머리 높이를 동일하게 하면 안된다. 친밀하게 끌어안아서도 안된다. 남성은 옷을 입고 있으면 더욱 좋다. 여성을 최대한 괴롭혀야 한다. 그것이 여성에게 만족을 주는 길이며, 여성은 그것에 억지로인 듯이 하지만 즐겁게 당해야 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 미국 포르노는 음란한 여자가 항상 등장한다. 여자는 섹스를 원하며 I'm slut, dirty girl을 연발한다. 이들의 섹스는 남녀가 "자 한판 해볼까"하는 WWF레슬링 타이틀 매치와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쭈삣거림과 다정한 친밀함이 없이 섹스의 확대가 다가오고, 문법은 더할 나위없이 단도직입적이다.

일본 포르노는 "안돼요 돼요 돼요"의 공식을 가진다. 울면서 거부했지만 나중에 쾌감에 몸을 떨며 다른 의미에서 운다는 공식이다.

남성중심의 사회에 가깝고, 남성은 주종관계의 주의 자리에 올라서야 하는 부담이 있는 사회에서 일본의 남성은 양극단을 오간다. 철저하게 남성적이거나 그에 부응하지 못하는 부적응자의 이미지. 부적응자의 이미지는 오타쿠로 대유되며 많은 문화물은 부적응자의 컴플렉스를 자극하면서 공감을 이루어낸다. 비디오걸, 쵸비츠와 같은 만화는 특별히 매력적일 것이 없는 주인공이 매력적인 여자를 소유하게 되는 환상을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컴플렉스를 자극하여 공감시키는 방법이다. 일본 포르노의 남자 주인공은 못났다. 하나같이 못생기고 몸은 빈약하다. 적어도 8등신의 근육덩어리의 그을린 늘씬한 몸의 젊은 남자를 일본 포르노에서 기대하긴 힘들다. 그 이유는 이러한 문맥에서 이해될 수 있다.

미국포르노는 일본에 없는 것이 있다. 대물 배우들이다. 존 홈즈부터 로코까지 유명 남자배우들은 물건의 크기를 자랑했으며, 그들은 운동으로 단련된 근육질의 몸매를 대부분 가지고 있고, 일부는 말끔한 외모를 자랑한다. 일본 남자들은 지나치게 잘생기고 커다란 물건을 가진 남자들이 여주인공과 섹스를 하면 흥분이 위축된다고 한다. 그들은 자신과 주인공을 동일시한다. 자신이 포르노 속의 남자주인공보다 낫다고 위안을 하면서 "나도 잘해요"하면서 흥분한다.

미국포르노는 귀여운 여인과 같은 영화의 미남미녀의 로맨스를 보면서 흐믓해하는 방식을 가진다. 남자 여자 둘 다 잘생기고 예쁘다. 비현실적으로 예쁘다, 도저히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을것 같은 그네들을 보면서 흥분하는 것이다. 지극히 헐리우드적이다.

일본 포르노 여주인공은 어리고 싶어한다. 더 나약하고 더 고통(혹은 쾌락)을 주기 쉬우며 자신(남성)이 강하다고 느끼기 쉬운 상대를 선호한다. 머리는 앞으로 늘어뜨려 뱅헤어를 하는 경우가 많다. 어려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나라나 서양에서 통용되는 쭉빵의 이미지가 아닌 경우가 많다. 일본에서 가장 선호하는 몸매는 약간 젖살이 있는 듯한 몸매이다. 대부분 배우들의 키가 160을 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러한 사실을 생각해보면 이상한 것이 아니다. 마른 편에 길쭉한 모델같은 몸매는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매는 기피대상이다. 가슴이 큰 것에 대한 집착은 유난하지만 성형가슴은 드물다. 어머니의 젖과 같은 커다란 가슴을 좋아한다. 일본 포르노는 어리고 약하며 통통하면서 가슴이 큰 여자를 원한다.

미국에 이러한 여자를 데려다 놓으면 별 매력없는 여자로 비칠 것이다. 미국 기준으로는 30대의 여자도 20대로 보이고, 20대의 여자는 10대로 밖에 안보이기 때문이다. 사실 일본의 포르노는 미국에서 미성년 포르노로 둔갑해서 유포된 적도 있었다. 미국 문맥에서는 운동으로 다져진 몸매와 비현실적으로 강조된 성기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털이 없는 여성의 성기를 불경시 하는 성향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것을 불경시 하는 것은 여성의 성기가 음모가 없을 경우 드러나게 되는 음란한 때문이다. 누구나 음란함을 바라지만 그 정도는 그 사회마다 다르다. 일본에는 음모를 항상 면도하고 다니는 배우가 없다.

미국 대부분의 포르노 여배우들은 음모를 면도한다. 그들은 성기를 최대한 잘보이게 해야하고 강조해야한다. 화면에서는 확대해서 보여준다. 미국 포르노배우 중에 가슴 수술을 하지 않은 배우는 수만명 중에 한두명일 것이다. 하지 않은 배우가 그만큼 드물다. 비쩍 마른 8등신의 몸매에 드러난 성기와 확대된 가슴. 그것이 그들의 섹스이다.

하지만 미국 포르노에도 이상하게 금기시 되는 것이 있다. 저예산 포르노를 제외한 대부분의 포르노 촬영에서 씬과 씬 사이에 여배우는 Douche를 한다. 자연스러운 섹스에는 여성의 분비물이 나올 것인데, 그것을 틈나는대로 닦아내는 것이다. 조명 때문에 반짝이기 때문이라고도 하지만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헐리우드 식의 미국섹스는 과장된 근육과 커다란 성기를 가진 남성, 면도하여 드러낸 성기와 수술한 가슴을 가진 여성이 등장하는 섹스이다. 비현실적으로 이상적 사람들의 초현실적인 섹스에는 인간적인 조금씩의 분비물이 들어설 틈이 없다. 오직 허용 되는 것은 절정을 상징하는, 관객의 통쾌함을 맛보도록 하는 클라이막스의 액션, 사정 뿐이다. 여성의 분비물은 지나치게 인간적이고 과장된 맛이 없기 때문에 존재해서는 안된다.

미국의 헐리우드식 포르노, 일본의 가학피학적인 포르노에 모두 빠져있는 것이 있다. 남성과 여성의 자연스럽고 정겨운 만남, 서로 천천히 흥분하며 서로 즐기는 그것이다. 소프트코어조차 이것을 제대로 포착하는 경우는 드물다. 포르노는 인간의 행위 중의 일부를 극대화 시켜서 과장시켜야지만 그 효과를 달성하는 영상물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진정한 섹스는 정서적인 것이고 의사소통의 수단이며 (합일화 될수 없지만) 합일화를 향한 몸부림인 것이다. 그것은 포르노에서는 영원히 찾을 수 없는 어떠한 것이다.
by 알밭으로 | 2004/04/14 21:37 | 잡담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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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bastardk at 2005/04/09 03:58
정교한 관찰입니다.
Commented by 지나가다 at 2010/03/11 13:18
좋은 글 입니다. 미국과 일본의 성문화 이렇게 다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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